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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을 위한 노하우 2017-03-28T12:26:43+00:00

데카르트의 도전과 실패, 그리고 얻은 것에 대한 소고 ( 2012 )

작성자
강필
작성일
2021-01-02 13:37
조회
181
 

(참고) 강의를 할 때 글이기때문에 지금 시점에 맞지 않은 표현이 있지만 글의 내용을 전달하는데 큰 문제는 없으므로 원문 그대로 놓아둡니다.

 

데카르트의 도전과 실패, 그리고 얻은 것에 대한 소고 

 

`도형의 방정식`을 배울 때 학생들이 흔히 착각하는 것 중의 하나가 `관련된 정의와 개념을 배운 적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사실 여러분의 입장에서 보면 이전 과정에서 `좌표평면`이라고 하는 것을 배웠고, `함수의 그래프`를 그릴 수 있기 때문에 이렇게 생각하는 것도 무리가 아닙니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모든 교과서의 서술체계가 `이전과정에서 배운 좌표평면과 함수의 그래프`로부터 설명을 시작하는 경향을 갖고 있으므로 이런 오해를 극복하기가 쉬운 일은 아닙니다.

 

결론적으로 간단하게 말씀드리면 `도형의 방정식`이란 여러분들이 이전과정에서는 배운 적이 없는 `새로운 생각, 새로운 발상`을 필요로 하는 것입니다. `해석기하학`이라고 분류되는 이러한 관점은 한 마디로 대수학과 기하학을 `하나의 수학적 체계`로 `통합`하는 것에 있습니다. 기하학의 문제를 `방정식`의 문제로 변환하고, `방정식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단서`를 `기하학적 지식`에서 찾아내고 하는 것이 단원의 핵심적인 사상입니다. 길게 말씀드리기 곤란하지만, 이러한 관점과 발상의 중요성이 간과되는 것은 아닌가 걱정스러울 때가 많이 있습니다.

 

아무튼 위와 같은, 정말로 `혁명적인 발상`의 중심에 서 있는 위대한 거인이 `데카르트`입니다. 근대철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이유를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여러분이 배우는 모든 교과과목의 기본적인 `철학적 기반`이 그에 의해서 형성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근대학문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모든 위대한 사람들이 그렇듯 데카르트도 그러나 자신이 꿈꾸었던 바를 모두 이룩한 것은 아닙니다. 사실 우리가 알고 있는 위대한 사람들은 거꾸로 거의 대부분 자신의 목표에 비하면 아주 미미한 성과를 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물론 자기 자신에게는 미미한 그 성과가 인류에게는 가장 위대한 자산이 되어 있지만.

 

데카르트의 수많은 꿈 중의 하나는 `수학문제를 해결하는 단 하나의 보편적 원리`를 발견하는 것에 있었습니다. 아니 데카르트는 `터무니없게도` 인간의 인식에 관계된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단 하나의 보편적 원리를 발견하기 위하여 노력하였습니다. `방법적 회의` - 진리를 발견하는 과정으로서의 의심 -라고 불리는 방법론을 통하여 그는 인식론의 가장 중요한 방법과 체계에 대하여 고민을 거듭하였습니다. 그리고, 데카르트는 이러한 고민의 산물로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는 유명한 말로 자신의 긴 탐구과정을 매듭짓고, 그것을 근본원리로 하여 모든 인식을 유도하는 것으로 자신이 추구한 보편적 원리를 설명합니다.

 

철학적 소양이 턱 없이 부족하고, 데카르트의 명저 `방법서설`을 전문으로 읽어본 적이 없는 필자의 관점에서 이 위대한 지성의 철학적 산물을 본격적으로 논할 수는 없으나, 한 가지만은 자명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즉, 데카르트의 `단 하나의 보편적 원리`란 결국, `명백하게 확실한 명제를 찾아서 사유하는 의식의 존재의 깨달음`에 불과하다는 사실입니다. 다시 말해서, 그가 추구한 단 하나의 보편적 원리란 말 그대로 `원리`이며, 세상의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철학적 출발에 불과할 뿐,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은 그 자체가 아니라 그로부터 출발하여 또다시 지난한 `연역적 사고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수학문제의 영역으로 이러한 사고의 과정을 축소시켜보면, 결국 데카르트가 찾아낸 것은 모든 수학문제를 해결하는 `보편적 공식`이 아니라, `보편적으로 사고하는 방법 그 자체`일 뿐입니다. 부족한 필자의 관점에서 보면, 데카르트는 `보편적 공식`을 찾고자 하는 욕망에서 그 철학적 탐구를 시작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가 도착한 곳에는 모든 수학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보편적 공식이 아니라, 수많은 공식에 보편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방법의 출발점에 불과한 것이었습니다. 결국 그는 우리에게 현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 것이 아니라,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필요한 `사고방식`의 원칙만을 알려줄 수 있었을 뿐입니다. 다시 말해서 정작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이제부터`의 `우리들의 몫`일 뿐입니다.

 

여러분들의 처지와 요구가 이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여러분들은 수많은 수학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단 하나의 방법`이 제시되기를 원합니다. 적어도, 기억가능한 수준의 몇 가지의 유형으로 구분하면, 그 각각의 유형에 따른 `단 하나의 방법`으로 수학문제가 해결되기를 기대합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까, 시간이 지날수록 `유형`이 추가됩니다. 왜냐하면 어떤 유형의 문제를 해결하는 `단 하나의 방법`이란 어차피 존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과거에 출제되었던 문제는 하나의 유형으로 구분하고 ( 참고서마다, 강의마다 어떤 어떤 형식의 문제는 이렇게 풀어라 라는 지침이 난무합니다. ) 매우 효율적인 풀이방법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어떠한 문제가 출제된 이후에 `추가된` 이러한 유형별 풀이방법이 `개념`이라는 이름으로 치장되어 참고서와 인터넷을 장식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입장에서는 이런 소위 `개념강의`를 듣고, 이미 출제되었던 문제를 풀면, `당연하게도` 너무도 쉽게 문제가 해결됩니다. 극단적으로 비유하자면, 미리 잘라놓은 목재를 격파하는 묘기와 같은 것입니다.

 

새롭게 출제된 문제는, 이미 나와 있는 유형별 풀이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적용되는 문제도 있고, 적용되지 않는 문제도 있습니다. 적용되는 문제는 쉬운 난이도로 분류되고, 적용되지 않는 문제는 `새로운 유형`으로, `높은 난이도`의 문제로 분류됩니다.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과 단계의 복잡성과 사고과정의 쉽고 어려움이 문제가 아니라, `미리 공개된 풀이방법의 목록`에 있는가, 아닌가에 따라서 학생들의 체감난이도가 형성되고, 희비가 엇갈립니다. 그리고, 여러분이 갖고 있는 `풀이법의 목록`은 시간이 갈수록 두꺼워지고, 교육과정의 내용은 축소되고 있는데, 공부해야 할 분량은 계속 늘어갑니다.

 

정말로 참된 학습법이 무엇인가에 대한 심각한 문제제기를 하고 싶은 `교육적 의지`는 필자에게는 없습니다. 언젠가 기회가 주어진다면, `시험을 떠나서` 정말로 `사고방법의 체계`로서의 수학을 가르쳐보고 싶다는 은연한 욕망을 숨길 수는 없지만, 우리의 교육여건에서 현실로 이루어지기 어려운 `강사의 꿈`에 불과할 것입니다. 그러나 명백하게 `시험점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에서 그러한 수준과 범위에서는 `잘못된 방법`의 문제점은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데카르트가 도착한 그 지점에 여러분도 정확하게 놓여 있습니다. 데카르트가 인류에게 답한 그 지점에 정확하게 필자와 같은 강사가 놓여 있습니다. 내용과 성격이 다르긴 하지만, 오해의 여지를 감수하고 감히 데카르트의 표현을 `패러디`해본다면, 단 한가지만이 보편적 `문제해결`의 원리일 것입니다. 모든 수학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보편적인 방법을 찾는 노력을 계속하면 할수록, 우리 모두가 다다르게 되는 그 지점에는 다음과 같은 글귀가 씌어 있을 것입니다.

 

" 나는 공부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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