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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정무한 2017-03-28T12:25:30+00:00

'답'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라.

작성자
강필
작성일
2021-01-11 09:13
조회
148
나는 우리나라의 '교육'에서 가장 큰 문제점이 '정답 공포증'이라고 자주 말하곤 합니다.   개인적으로 '행운'이었던 점은, 공부하는 정서적 습관이 형성된다고 할 수 있는 초등학교, 중학교 정도의 시기에 이런 '정답 공포증'을 겪지 않을 수 있는 점이었다고 봅니다.   교육계에서는 '금수저'라고 할 수 있는 아버님 배경에,  시험성적의 압박을 벗어나게 해준 평준화 정책의 절묘한 적용 ( 특히 중학교 2학년때 고등학교 평준화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나는 당시에는 '경기고 진학'이라는 문제에서 자유롭긴 어려웠을 것입니다. )등으로 인하여 나는 '내가 궁금한 것'을 공부하면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곰곰 생각해보면, 내가 '정답 공포증'이 없었던 이유는, 사실 시험을 위한 '답'은 알았기 떼문이기도 합니다.   특히 고등학교 시절에 수업시간에 했던 주된 놀이 중의 하나가 '풀 수 있는 문제 다른 방법으로 풀기'였는데,  그것은 당시 유명한 참고서에 수록된 모든 문제의 시험문제를 기준으로 한 답은 구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지금 정형화된 표현으로는 '맞힌 문제에 대해서, 또는 맞힐 수 있는 자신이 있는 문제에 대해서'  그것과는 다르게 푸는 것을 공부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과정이 '정답 공포증'이라고 하는 증상에 빠지지 않게 해주었을 것이라고 봅니다.

어떤 수학 '개념'을 배우기 위한 것은  아니니까,   다소 파격적인 소재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파격적'이라고 하지만 사실 교육과 관련하여 가장 많이 듣는 예의 하나이기도 합니다.

1+1 은 무엇일까?

이 문제의 '답'이 있을까요?   무슨 소리냐?  당연히 2 아닌가?

정확하게는 이런 것입니다.   우리나라 고등학교 과정까지 배우는 수학에서 '시험문제로 출제된 1+1의 답은 2이다'

최근에 수놀음 회원과 계룡산 등산을 하고,  대학친구를 같이 만난 적이 있습니다.   내가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면접에서 교수가 '제주도에서 왔구만, 멀리서 왔구만'  이라고 딱 한 질문 받고 끝났다고 자주 이야기하는데,  설마 그랬을까라고 내 친구에게 직접 질문을 한 적이 있습니다.   친구는 '그런 수준의 질문'보다는 더 받았다.   뭐 이렇게 이야기하더군요.   그런데 내 기억도 정확하긴 합니다.  왜냐하면 나 역시 그것만 - 비록 면접이 아무리 형식적인 수준이었다고 해도 - 물었던 그 당시 면접은 충격적이었기 때문입니다.

왜냐하면 나는 학창시절에 '면접 시험의 질문'을 가정하여 어떻게 대답할 것인가를 생각해본 적이 꽤 있기 때문입니다.   정확한 기억일 수야 없겠지만 면접도 엄연히 비중은 있었고,  실제로는 아무리 면접시험은 거의 영향을 안준다고 해도 (학력고사 성적과 내신으로 선발 ) 형도 누나도 없는 - 그러면 당시는 입시정보란 거의 없는 상태가 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 조건에서 마음으로라도 대비는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야봐야 '뭐라고 물을까?' 이렇게 생각하는 수준이지만.

기억나는 '시뮬레이션'은 이런 것입니다.

" 주사위를 던지면 1의 눈이 나올 확률이 얼마인가? "

사실 내가 이런 질문을 생각해낼 수 있었던 것은 이런 류의 고민을 책상 앞에서 하지 않았기 때문일 것도 같습니다.   그래도 서울대 물리천문 입학 면접에서 저런 질문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말하자면 '공부하는 분위기'에서는 쉽지 않습니다.  그냥 '노는, 또는 휴식하는' 분위기.  아마도 버스를 타고 제주도 해안가를 바라보면서 가던 도중이나 한라산을 걸으면서, 아니면 아침운동을 하는 그런 도중에 생각난 질문이 아닐까 짐작됩니다.   말하자면 정말 '그럴듯한 문제'들을 질문할 것이라고 ( 예를 들면 뉴튼의 운동의 3법칙에 대해서 말해보라... 같은 ) 생각하다가, 혹시 이런 질문 하면 어떡하지.... 이렇게 생각했을 것입니다.  ( 그 당시에 내가 읽었을 책에서도 1+1 = 2 가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내용은 보긴 했을테니 )

저 문제가 기억나는 이유는, 결국 나는 이 문제를 '못 풀었기 때문'입니다.

학력고사 ( 당시의 시험 ) 문제라면 1/6이라고 답하면 된다.   이것은 100% 확신이 가능했습니다.

그런데 학력고사에서 그런 수준의 문제를 맞힌 학생을 대상으로 한 질문이 아닙니다.  역시 이것도 100%  확신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 내가 생각하는 합격안정권 기준은 전국 300등 정도 였습니다.  즉 전국 300등 안의 학생을 대상으로 한 질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그럼?

일단 '주사위'에 대해서 어떻게 정의해야 하는가?  이것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왜냐하면 질문이 단지 '주사위'이기 때문입니다.   뭐 심지어 1의 눈이 '나온다'는 것의 의미가 수학적으로 '정의'되어 있지 않습니다.   관례적인 표현이긴 하지만.   ( 사실 과거에 평가원 문제에 '엄밀성' 운운하면서 시비를 거는 것 자체가 정말 웃기는 일이긴 합니다.  시험문제는 '시험'문제일 뿐이며,  기본적으로 '관례적인 용법'에 따르는 것입니다. )  그럼 이를 '물리적'으로 정의해서 답할까?  이런 고민도 해보고.   그런데 이쪽으로는 별로 답할 것이 없었습니다.  1의 눈이 나온다를 물리적으로 정의할 방법이 적당하지도 않았고.

그래서 '주사위'를 갖고 생각할 수 있는 답을 구성해보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이제 이 문제는 '버스안' 또는 '한라산길'에서, '책상앞'으로 '가져오게' 됩니다.  어느정도의 시간을 들여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다가 '포기'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실패한 기억이 지금도 뚜렷한 것을 보면, 꽤 오래 붙잡긴 했을 것입니다.   지금도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정말 어렵다고 생각을 합니다.    물론 지금은 '주사위'를 '위상수학적'으로 정의하고,  그때 어떤 방향 또는 차원에서 일부가 관측될 확률... 뭐 이런 식으로 이 문제를 바라보긴 할 것입니다.   그러니 당연히 이 문제를 해결할 기본개념'부터' 공부해야 할 것입니다.

아무튼 당시는 주사위에 대해서 세 단계 정도로 가정을 했을 것입니다.

첫번째는 '밀도'가 다른 면을 갖는 정n면체 주사위.

두번째는 '밀도와 넓이'가 다른 n면제 주사위.

세번째는 '한 면의 밀도분포가 다르고 넓이도' 다른 n면제 주사위.

뭐 이런 식으로.    분명한 것은 이 문제 해결에 확률밀도함수를 이용하여 계산해보려고 했던 기억은 있습니다.   즉 연속적인 어떤 양을 가정한 주사위를 생각했던 것은 분명합니다.

아무튼 결국 문제를 못 풀었습니다.   아니 좀 더 정확하게는 '내가 해결할 수 있으면'  그 다음에 '당장에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로 발전시켰다고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몇일 - 최소한 몇일은 되었을 것입니다. -  '시험'을 위해서 필요한 '계산연습'은 수도 없이 반복했을 것입니다.  '시험'에서 경쟁력을 갖게 되는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 지 막막한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한 노력'을 수도 없이 반복했을 것입니다.  '시험'문제가 '얼마나 간단하고 쉬운가'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수도 없이 갖게 되었을 것입니다.   그런 '복잡한 문제'가 아닌 정말 '쉽고 간단하게 출제되는 시험문제에 대한 자신감은 이 도전이 실패하면 할수록 - 그만큼 반복해서 다시 도전하게 되니까 - 더 생겼을 것입니다.

'답'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는 것은 '공부' 자체를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관점이며, 사실은 '시험'을 잘 보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생각입니다.
전체 2

  • 2021-01-14 22:58
    아마도 산행을 하면서 저와 이 글에 대해서 대화를 한다면 표면적으로는 다른 얘기를 할것이지만 결국 같은 결론에 도달할거 같다는 생각은 합니다.

    저의 생각은 '답'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야한다는 것입니다.

    선생님의 의도는 이해하나, 오해하기 쉬운 문장이기 때문입니다.

    위의 예시인 1+1=2 라는 답은 어떠한 '정의와 전제'하에서 성립하는 식이죠.
    정확히는 모르지만 이걸 페아노 공리계라고 하는거 같더라구요.

    저의 주장은 답은 존재한다, 하지만 그 답이 존재할때의 '전제'를 명확히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입니다.

    답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고 하더라도, '전제'의 다양성을 파악한다면 본문에 쓰신거처럼 이러저러한 시도를 해볼 수 있습니다.
    창의성도 생기겠죠.

    그렇다면 왜 저는 '답'이 있을거라는 생각에서 벗어나라는 표현에 반대하는 것일까요?

    왜냐하면 자칫 잘못하면 헛소리를 하는 사기꾼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근대사회에서 가장 큰 문제는 헛소리하는 얼치기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저번에도 선생님께서 얘기한 '진보'인사들은 매우 그럴듯한 얘기를 쏟아내고
    대중들의 호응을 얻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얘기는 그럴싸한지언정 예측은 틀린적이 많고,
    예측이 틀렷을 때 늘 하는 변명은 '과정은 맞았는데 아주 낮은 확률의 사건이 일어나서 틀렸네'
    혹은 '거의 맞았자나..'
    혹은 '아니다 이론상 내말이 맞다. 다만 조금만 더 기다려달라.'

    답이 없다고 생각하면 어떤 것을 설명하는 과정이 그럴싸하면 속아넘어갑니다.
    심지어 결과가 설명하는 방식과 다르게 나왔는데에도(답이 틀렸는데에도)
    내가 맞다고 우깁니다.


    정답 공포증 해결은 '답을 틀렸다는 실패'가 결코 실패가 아니다라는 가치관을 심어주는것에 있지
    답이 정해져있지 않다는 것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피드백에 있어서도 중요한것은 명확한 답입니다.

    어떤 문제집을 샀는데 문제만 있고 정답지(해답지가 아니라)가 없다?
    저는 선생님의 의견과 다르게 쓰레기 문제집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맞고 틀렸는지 구분할 수가 없기에, 잘못된 습관이 굳어질 수 있기때문입니다.
    정답이 없기에 다양한 방법으로 풀수야 있겟고,, 답만 맞으면 그냥 넘어가는식의 잘못된 학습을 안할수야 있겟지만
    그보다 더한 부작용이 있다 생각합니다.

    사실 이얘기는 자유게시판에서도 몇번 한적이 있는 얘기이긴하지만.. 글이 올라와서 제 생각을 써보았습니다.
    아마 생각하는 바는 선생님이나 저나 본질적으로는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무튼.. 글을 오해하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고 저 문장은 오해하기 딱 좋은 문장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답글 남겼습니다.

  • 2021-01-15 07:27
    '어떤 생각'을 '어떤 표현'에 담을 때 가장 적절할 것인가?

    사실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은 한다. 그런 면에서 '아마도' 같은 생각을,

    나는 '답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라'는 표현이 더 적합하다 - 뭐 솔직히 '가장' 적절한 표현이라고 생각하고 글을 쓴것은 당연히 아니긴 하지만 - 고 생각하는 것이고,
    너는 '어떤 문제에 대한 답의 전제의 다양성을 인정하라' - 덧글의 내용에 근거하여 짐작하면 - 라는 표현이 더 적절한 것 아닌가? 라고 하는 이야기이고.

    그런데 이것은 나는 잘 모르겠다. 내가 쓴 표현은 약간은 '낚시성'이 있긴 한 듯은 하다. 나는 기본적으로 '고정관념'을 싫어하는 편이기 때문에, '당연한 상식처럼 여겨지는 표현의 부정'을 즐겨하는 편이긴 하다. 그래도 이런 덧글이 '첨부'되어 있으니, 글의 취지를 오해하는 사람은 업을 듯은 하고.

    그럼에도 작은 차이는 존재하긴 한다. 가령 '정답지'가 없으면 '맞고 틀렸는지' 구분할 수 없다.. 이런 것도 그렇고.
    그리고 이 시대에 '황당논리가 난무하는 것'은 꼭 진보라고 하는 사람들에게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그렇고... ( 뭐 별 의미가 없긴 하지만 굳이 비교를 해야 한다면 논리의 황당함에서 보수라는 사람들은 진보라는 사람들보다 최소한 한 수준은 위의 경지를 보여주긴 한다고 나는 보는 편이다. )

    그런데, 이런 이야기는 언제 산행을 할 때 대화할 주제로 남겨두는 것이 좋을 듯 하다.